중앙일보는 13일 ‘국내학자 개가, 외신 베낄 뻔’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엠바고를 깬 자사(自社)의 보도태도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후속발표 내용 등을 감안하면 상당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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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고 파기 아니다”?=중앙일보는 우선 ‘엠바고 파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혜걸 기자가 과학기술부나 연구진으로부터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어떤 엠바고 요청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보도가 정당한 것이라는 것.
그러나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 국가과학진흥회(AAAS)는 12일(한국시간) 세계 각국의 AAAS 등록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과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홍 기자가 엠바고를 파기해 부득이 엠바고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또 엠바고 시점이 미국 동부시간 12일 오후 2시(한국시간 13일 오전 4시)였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에 앞서 AAAS는 10일 황 교수팀의 연구내용을 e메일을 통해 각국의 등록기자들에게 미리 알리면서 역시 엠바고 시점을 명시했다.
중앙일보는 ‘사이언스 인터넷 속보’를 통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했지만 중앙일보 보도가 나올 때까지 인터넷 속보에 보도되지도 않았다.
▽“외신 베껴 보도할 뻔 했다”?=중앙일보는 자사의 보도가 없었다면 국내 언론들은 이번 연구 성과를 외신을 베껴 전할 뻔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황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대부분의 국내 관련기자들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과학연구의 특성상 보도를 자제해온 것이다. 특히 본보 기자는 10일 AAAS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논문 원본을 제공받고 황 교수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직접 만났다. 하지만 엠바고를 깰 경우 연구진과 국익에 미칠 후유증을 감안해 보도를 자제했다.
▽황 교수, 엠바고 파기에 격앙=중앙일보는 다른 언론매체의 기자들이 황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중앙일보에 대한 ‘험담’을 유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12일 본보와의 국제전화에서 “중앙일보의 엠바고 파기를 문제 삼아 달라”고 밝혔다. 그는 또 13일 전화에서는 “홍 기자가 오늘 새벽에 전화를 걸어 심심한 사과를 해왔다”고 전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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