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의식 조사]지역감정서 이젠 ‘지방감정’으로?

  • 입력 2004년 2월 15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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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생 사이에선 영호남간의 지역감정보다 ‘지방은 싫다’는 서울의 지방 차별의식이 더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사회조사연구소(소장 김순흥·金淳興 광주대 교수)가 지난해 10∼12월 전국 초중고교 272개교 1만632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국 청소년의 삶과 의식구조에 대한 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타지역 사람 중 경상도 사람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이란 질문에 수도권 응답자 중 22.1%가 ‘싫다’고 답한 데 비해 호남권은 16.0%만이 ‘싫다’고 답했다. ‘전라도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싫다’는 답변도 수도권이 22.6%인 데 비해 영남권은 20.6%로 더 낮았다.

조사를 진행한 김순흥 소장은 “수도권 중심의 발전이 계속되다 보니 청소년들의 경우 영호남 지역감정보다 수도권 청소년들의 타지역에 대한 거리감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들의 통일관, 휴대전화기 및 컴퓨터 사용실태, 이성교제, 체벌 등 총 400여항목에 걸쳐 실시됐다. 인구비례에 따라 선정된 응답자 중 고교생은 7807명(실업계 3384명), 중학생 4359명, 초등생 4159명이었다.

▽통일 찬성은 절반도 안돼=응답자의 47.4%가 ‘통일이 돼야 한다’고 답했지만,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도 40.8%였다. 여학생(40.5%)보다는 남학생(53.8%)의 통일 지지율이 높았다.

▽한달 휴대전화 사용, 4만1000원어치=응답자 중 고교생의 73.1%, 중학생 38.8%, 초등학생 11.9%가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었다. 한달 평균 사용료는 지역별로 큰 차이 없이 4만1000원.

전체 응답자 중 61.4%가 ‘수업시간 중에 전화기를 항상 켜놓는다’고 답했다. 또 수업시간에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9.4%였다. 수업 중 휴대전화기로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27.2%),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15.6%)는 응답자도 적지 않아 휴대전화가 수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님과 대화 없어 59.0%=평소 고민을 의논하는 상대로는 친구(67.4%)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혼자서 해결(47.0%), 어머니(39.3%), 형제 또는 가족(18.9%), 아버지(12.1%) 순이었다. 선생님을 의논 상대로 삼는다는 응답자는 3.5%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의 59.0%는 ‘선생님과 개인적인 고민으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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