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15일 부산 대구 경남 광주 등 4개 지역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부터 5년간 2조2669억원(국비 1조2036억원)을 투입하는 산업진흥 2단계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2단계 계획의 지원 규모는 1999∼2003년 실시된 1단계보다 3699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부산은 신발과 부품소재, 해양바이오 산업에 6909억원 △대구는 섬유, 나노, 모바일, 메카트로닉스 산업에 4203억원 △경남은 기계, 지능형 홈네트워크, 바이오산업에 6639억원 △광주는 광산업에 4918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국비 외의 지원금은 각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융자를 통해 조달한다.
2단계 계획의 연구 용역을 맡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은 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3조1700억원 규모의 생산 증가와 3만5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 앞서 실시된 1단계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도 대규모 자금을 또 투입키로 해 정부의 지역산업 육성 계획이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많다.
산자부조차 3866억원이 지원된 부산 신발산업은 부산산업과학고에 관련 학과를 개설해 신발제조기능사를 배출하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대구의 섬유산업에는 ‘밀라노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6800억원이 투입됐지만 일부 공정에서 7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데 머물렀다는 것.
경남의 기계산업(4284억원 투입)도 생산액과 수출 규모, 외국인 투자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는 산자부의 설명을 빼면 특별한 성과를 거론하기는 어렵다.
광주의 광산업(4020억원 투입) 역시광통신업체가 99년 47개에서 2002년 160개로 늘어난 게 전부다.
산자부도 “사업 성과가 미미했던 대구 섬유산업은 2단계 사업 예산을 융자금 450억원을 포함한 1395억원으로 줄이고 부산 신발산업도 325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고 말해 1단계 사업의 실패를 자인했다. 산자부는 또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 대상 산업을 잘못 선정했기 때문”이라며 “2단계 사업에서는 이를 반영해 지역별로 다른 산업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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