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경찰서는 15일 김모씨(49·주거부정·무직)를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2년 2월 말 오후 3시경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박모양(11)을 흉기로 위협, 인근 자신의 집으로 납치한 뒤 최근까지 부산과 경남 마산 김해 등지로 끌고 다니며 자신의 달마도를 팔도록 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다른 스님의 승려증을 도용해 승려 행세를 해온 김씨는 납치 직후 박양의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혀 동자승인 것처럼 꾸민 뒤 앵벌이를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도망가다 붙잡힌 박양에게 자신의 몸에 그려진 문신을 보여주며 “또 도망가면 가족을 그대로 두지 않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는 것. 경찰은 이달 초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박양의 기억을 되살려 김해에서 김씨를 검거했다.김씨는 지난해 4월 동거녀(36)를 맞게 되자 “경기도 일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30대 남자와 함께 있었다고 말하라”고 교육시킨 뒤 박양을 대전행 고속버스에 태워 돌려보냈다.경찰은 “박양이 그동안의 충격 때문에 대인기피증 등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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