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경찰’로 불리는 경남지방경찰청 정보통신담당관실 박종득(朴鍾得·48) 경사는 13일 등단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박 경사는 최근 제23회 ‘한국문인’ 신인문학상에 ‘8월로 가는 날’과 ‘풋 가을’, ‘바람이 쉬는 날’ 등 3편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얼기설기한/울타리 밑에 엎드려/해넘이를 기다리던 풀벌레/어둠 한 입 베어 물고/말문을 연다…’(풋 가을)
‘…/드디어/계곡의 농염한 몸짓에/사랑을 나누고/늦은 시간 능선을 넘는다’(8월로 가는 날)
신인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쉬운 언어로 시적 묘미를 살려내면서도, 직유나 은유를 통해 자연현상을 인간 성정(性情)에 안착시킨 묘수가 놀랍다”고 박 경사의 시를 평가했다.
고교 재학 때나, 군 복무 시절에도 글쓰기를 좋아했던 박 경사가 본격적인 시작(詩作)에 들어 간 것은 2000년.
그는 “4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아름다운 시구들이 절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창원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정을 수료하기도 한 그는 지난해 경찰문예대전에서 ‘찔레 꽃’으로 입선했다. 또 습작 시집 ‘머물지 않음은 떠남이리라’도 펴냈다.
차분한 성격에 등산을 좋아하는 그는 퇴근 후 틈틈이 시를 쓰지만 시상이 떠오르면 산에서 글을 적기도 한다.
박 경사는 “이제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한다”며 “망각이 손을 잡는 순간까지 ‘문학의 손’만은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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