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주민들 힘만으로 장학회 만들었다

  • 입력 2004년 2월 16일 23시 21분


주민들과 출향 인사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기금을 마련한 ‘개미군단 장학회’가 출범한다.

19일 전남 여수시 화양면 나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발기대회를 갖는 ‘화양 장학회’.

이 장학회는 특정인이나 법인에서 거액을 들여 만든 다른 장학회와는 달리 면민들과 출향 인사들이 1계좌 당 3만원씩 기금을 내 운영되는 순수 주민 장학재단이다.

화양 장학회는 1999년 주민 박종길씨(43)가 만든 지역소개 인터넷 사이트인 ‘화양(www.hwayang.pe.kr)’에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회를 설립이 필요하다는 글이 자주 게재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돼 만들어지게 됐다.

지난해 4월 장학회 설립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이후 위원회 통장 계좌로 뜻있는 주민이나 출향인사 1000여명이 형편에 따라 1계좌에서 30계좌까지 자발적으로 송금해 5200여만원이 모아졌다.

장학회는 이날 발기대회를 가진 뒤 각 마을이장, 부녀회장, 면내 중학교 동창회장, 출향인 대표 등을 이사로 하는 ‘재단법인 화양장학회’ 등록을 마치고 모금액 가운데 50%를 지역 초중고 대학생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매년 1억 원 정도를 추가 모금해 50%는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기금으로 적립할 예정이다.

전직 면장인 이봉현 장학회 이사장은 “주민들이 스스로 장학회를 만든 것은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장학회 설립 소문이 나면서 기금이 계속 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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