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미아찾기 사이트' 범죄악용 우려

  • 입력 2004년 2월 16일 23시 21분


실종자 가족에게 도움을 주기위한 인터넷 미아찾기 사이트가 오히려 모방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실종된 4세 어린이의 어머니인 박모씨(33)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다 15일 구속된 김모씨(23)는 경찰에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D에서 실종된 아이의 부모 전화번호를 알아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6월 사기사건으로 지명 수배돼 도피자금을 마련하려던 중 최근 보도가 많이 되고 있는 어린이 납치 실종 사건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에서 미아 찾기 사이트를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여러 관련 사이트를 뒤졌으나 D사이트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부모 대신 대부분 한국복지재단 등의 전화번호만 기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화번호를 통해 13일 오후 6시 5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대전시내를 전전하며 6차례에 걸쳐 공중전화 부스에서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데리고 있다”며 500만원을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곧바로 잡히지 않았다면 박씨 부부를 한동안 괴롭혔을 사건이었다.

황교근 둔산경찰서 강력3반장은 “보호자의 전화번호를 게재할 경우 이번처럼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관할 경찰서나 경찰관의 연락처를 대신 명기하도록 해당 회사나 당국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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