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수, 여직원 파출부 일 시켜 물의

김행기(金行基) 충남 금산군수가 일용직 여직원을 5년여 동안 자신의 관사로 출근시켜 파출부 일을 시켜온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금산군과 의회 등에 따르면 김 군수는 1998년 8월 군수 취임 후부터 일용직 여직원들이 직접 관사로 출퇴근 하며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하도록 해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2월 군 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적발됐다. 2001년 군청 청소를 위해 재무과 소속으로 채용된 일용직 여직원 유모씨(40)는 자신의 역할이 문제가 되자 지난달 30일 그만둔 것으로 밝혀졌다.

김용환 의원은 이달 초 열린 임시회에서 "군청 청소 목적으로 고용한 일용직 여직원을 군수 관사에서 파출부 일을 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군 의회는 그러나 군 집행부 측이 "관사도 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임에 따라 조만간 이 문제를 다룰 조사특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금산군직장협의회 측은 "군수 사생활에까지 혈세를 낭비할 이유가 없다"며 그동안 이들 일용직 여직원에게 지급된 월급을 김 군수가 물어내도록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전남 K군의 유모 전 군수는 김 군수처럼 일용직 여직원을 4년간 관사에서 부리다 행정자치부 감사에서 적발돼 2002년 5월 4800만원 환수조치를 당했다.

공무원 김모씨는 "일용직 여직원들이 군청 바로 뒤편 관사로 출근해 빨래를 널며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씁쓸함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이전의 군수들은 일용직 여직원을 아예 관사에서 생활하며 집안일을 시켜왔다"며 "관행인 데다 해당 일용직 여직원이 몸이 약해 청사 청소에 어려움을 호소해 집에서 일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금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