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농민들은 폭락세가 회복될 기미가 없자 수확을 포기한 채 배추밭을 갈아엎는 등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생산원가도 못 건져=17일 해남군 문내농협 등에 따르면 현재 월동배추 5t트럭 한차 물량을 기준으로 월동배추 가격은 130만∼140만원(서울 가락동시장 경락가)으로 지난해 최고치 200만원에는 물론 예년 평균치(170만원 안팎)의 70∼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농협 판매담당자들에 따르면 배추값은 최소 생산원가 160만 원선에도 못 미친다는 것. 이들이 밝힌 생산원가는 △배추생산원가 104만5000원(1kg당 110원, 9500kg 기준) △상차비 23만원 △가락동 시장까지의 트럭운송비 35만원 등 모두 162만5000원 선. 여기에 가락동 시장판매수수료 7%선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
▽과잉재배에 소비감소까지 겹쳐=이 같은 폭락세는 지난해 가을 김장철 초기 배추 값이 강세를 보이자 예년 양파를 재배했던 농가까지 배추를 심는 등 재배면적이 크게 는 데다 작황이 좋아 평당 평균생산량이 예년 27kg보다 10%이상 많은 30kg 선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식탁을 휩쓴 광우병과 조류독감 파동으로 요식업 매출이 급락하면서 쌈 채소 구매량도 잇따라 떨어졌다.
문내농협 관계자는 “김치공장과 단체급식소, 대형식당 등 과거 배추를 대량 소비했던 곳들이 값싼 중국산 절임배추 또는 김치완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다 김치냉장고의 보급으로 월동배추 수요를 떨어뜨린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현지에서는 밭떼기 거래가 끊겨 양파 등 후속작물 재배를 위해 수확을 포기한 채 배추밭을 갈아엎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도는 현재 수확도 못 한 채 방치되고 있는 배추가 2190여ha(19만 여t)에 이르고 있어 배추 값 추가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계약재배 면적 1227ha의 34%인 400ha에 대해 산지폐기 처분키로 하는 등 가격안정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농협 하나로마트와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판촉활동, 김치 수출촉진 경로 모색, 출하시기 조절 등 대대적인 배추 소비촉진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전남지역 월동배추 재배면적은 해남 3411ha를 비롯, 진도 1130ha, 무안 270ha, 신안 93ha 등 모두 4950ha로 전국 재배면적(5163ha)의 96%에 이른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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