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시군 등은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농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원칙 외에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농림부에 따르면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은 향후 10년 동안 전국적으로 5860억원이며 이 중 경북지역의 피해가 가장 커 1740억원(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과실류의 주산지가 경북이기 때문이다.
경북의 과수 피해 예상액은 연평균 174억원으로 포도가 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자두(35억), 과실가공품(23억), 복숭아(13억) 등의 순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FTA농업대책팀을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으나 당장은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처지다. 우량품종 개발과 포도 비가림 시설 등 과수농업 경쟁력을 위한 투자 계획을 세운 정도다.
정부가 119조원을 들여 농촌과 농업에 투자하려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돼야 자치단체도 현실성 있는 농가지원을 할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전국 농업경쟁력 지원액 1조6000억원의 34%에 해당하는 5300억원을 경북지역 농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 거의 전부인 셈이다.
농민들은 불안감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전국 최대 포도 산지인 김천지역 농민들은 “칠레산 포도가 밀려오면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당장 농사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면 품질을 더 높여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도록 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농민들은 또 “FTA와 관계없이 포도 가격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은 과잉생산 때문”이라며 “과수농 구조조정이나 과일 값이 생산원가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보상해주는 방안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일단 정부와 자치단체의 FTA대책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박재종 농정과장은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품질 높은 과일을 생산하는 게 우선”이라며 “정부 대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지원금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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