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총리급인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송기숙(宋基淑·69) 전남대 명예교수는 “우선 다소 혼선이 일고 있는 문화수도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더한 복합문화산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먼저 이 사업 명칭과 관련, “광주의 여론이 문화수도를 선호하고 지난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문화수도로 하자고 말한 적이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는 문화중심도시가 공식명칭으로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수도가 지난 대선 유세과정에서 행정수도와 함께 나온 용어이지만 행정수도는 건물을 짓고 기관을 옮기면 되는 반면 문화수도는 다른 지역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명하기는 어려운 속성이 있다는 게 그의 견해.
송 위원장은 첫 사업 현안으로 떠 오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 관련해서는 “프랑스 퐁피두센터를 비롯해 각국의 문화공간을 참고해 독창적 공간을 세우고 어느 계층이나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채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발표된 바와 같이 이 사업은 20년간 지속될 국가적 과업”이라며 “2년의 짧은 임기동안 ‘광주가 아니면 할 수 없고, 광주에 오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잠재적 역량을 찾아내 체계화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당장 뭔가 이뤄질 것 같은 식으로 기대가 크지만 다소 성급한 것 같다”며 “장기간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만큼 초창기에는 기본 틀을 잡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고 말했다.
문화중심도시조성위는 2010년 광주 도심에 들어설 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광주 문화수도와 관련한 각종 사업을 총괄해 기획하고 지휘한다. 전체 30명의 위원 중 당연직인 14개 정부부처 장관을 제외한 16명은 각계 원로급 전문가로 채워진다.
1972년 전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0년 퇴임한 송 위원장은 소설가로 ‘자랏골의 비가’ ‘암태도’ ‘녹두장군’ 등의 작품을 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 총선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펴 왔으며 1978년(교육지표사건 관련, 긴급조치9호 위반)과 1980년(5·18민주화운동 관련, 내란죄) 두 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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