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건축학부 홍원화(洪元和·41) 교수가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친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조사해 백서 형태의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
‘2·18 대구지하철 화재 연구조사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보고서(283쪽)는 △사고개요 △기관별 수습활동·체계의 분석과 문제점 △피해확산의 원인 분석 △생존자 대피유형 분석 △국내외 지하철 안전설비 현황 비교 △생존자 체험담 △교훈과 과제 등을 담고 있다.
홍 교수는 “경북대 도시환경설비연구실 내 도시방재팀 연구진 16명과 함께 1년 가까이 현장을 답사하고 생존자와 관계기관으로부터 증언을 들었으며 외국의 비슷한 사례를 비교 분석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생존자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장에서 미약하게 들리는 구조대원의 고함이나 소리를 듣고 빠져 나와 목숨을 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하 공간의 방재설비를 설치할 때 이런 점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고베 대지진 참사현장을 조사하기도 한 그는 “대구 지하철 참사의 발생에서부터 수습까지의 전 과정을 분석한 뒤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참사의 원인과 성격을 도시 안전 차원에서 조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활동 및 보고서 발간비용 4000만원을 자비로 부담한 그는 “주변에선 ‘쓸 데 없는 일을 한다’며 말렸으나 사명감을 갖고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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