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4시간 감시사회/'감시카메라 무력화' 지침?

  • 입력 2004년 2월 19일 16시 05분


감시카메라에 저항해 카메라 앞에서 무언극을 펼치는 ‘감시카메라 플레이어’의 공연 전단. 동아일보 자료사진
감시카메라에 저항해 카메라 앞에서 무언극을 펼치는 ‘감시카메라 플레이어’의 공연 전단. 동아일보 자료사진
공공장소의 감시카메라 설치문제가 일찌감치 이슈로 떠올랐던 미국에서는 뉴욕을 중심으로 행동주의자와 예술가그룹들이 프라이버시 침해에 저항하고 있다.

‘실용자치연구소’는 뉴욕에서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길 검색 프로그램인 ‘iSee’를 인터넷 홈페이지(www. appliedautonomy.com)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출발지와 도착지를 클릭하면 그 두 지점 사이에 감시카메라가 없는 길을 보여준다. ‘감시카메라 플레이어’는 감시카메라 앞에서 저항 퍼포먼스인 길거리 무언극을 벌인다.

미디어 아티스트 마이클 내이마크는 “레이저 포인터로 감시카메라 센서를 완벽하게 무력화하려면 필터링을 통해 얼굴 식별을 하지 못하도록 적색 녹색 청색을 동시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동주의 예술가그룹인 ‘○R(등록기호)TMark’는 홈페이지(rtmark.com)에서 감시카메라를 무력화하는 코믹한 매뉴얼을 소개했다.

▽접착제를 채운 비닐봉지 씌우기= 싸고 효율적. 카메라가 수리 중일 때도 검은 봉투를 씌우므로 헷갈릴 수도 있음. 카메라가 작동하지 못한다는 걸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음.

▽카메라 렌즈에 스티커나 불투명 테이프 붙이기= 카메라 무력화 작전의 연습용.

▽장난감 물총에 페인트를 넣어 쏘기=짧은 시간에 많은 카메라를 무력화할 수 있음. 1시간이면 평균 10대의 카메라 공격 가능. 가정용 수용성 에멀전 페인트와 물을 50 대 50으로 섞어 사용. 지상에서 4.5m 높이에 있는 카메라를 공격하는 데 좋음. 옷에 튈 수도 있으므로 버릴 옷을 입고 작업할 것.

▽레이저 포인터 쏘기=5 mW의 출력을 가진 보통의 레이저 포인터면 됨. 잘못 겨누거나 카메라 렌즈 커버에 반사되면 눈이 상할 위험이 있다. 흔들리지 않고 잘 겨누려면 망원경에 부착해서 쓸 수도 있음.

▽케이블 자르기= 작은 손도끼나 나무 가지치기 가위를 이용. 감전 방지를 위해 단열처리가 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 케이블이 잘릴 때 만족할 만한 스파크가 일어남.

▽벽돌 떨어뜨리기=카메라가 설치된 빌딩의 지붕 위로 올라가 콘크리트 벽돌을 감시카메라 위로 떨어뜨림. 작은 돌을 먼저 던져 정확한 위치를 잡아야 함. 행인들의 안전에 주의. 가장 센 방법임.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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