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원인 단백질 첫 규명…왕규창-김승기 교수팀

  • 입력 2004년 2월 19일 18시 51분


소아뇌중풍의 일종인 모야모야병을 일으키는 원인 단백질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약물을 이용한 모야모야병의 치료법 개발에 전기가 마련됐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연결된 목동맥이 막혀 혈액량이 줄면서 발생하는 뇌질환으로 지금까지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왕규창(王圭彰) 김승기(金承基) 교수팀은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된 소아 20명의 뇌척수액을 분석한 결과 ‘CRABP-1’이라는 특이 단백질이 다른 뇌질환 어린이 환자 10명에 비해 12배가량 많았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혈관계 최고 권위지인 ‘스트로크’ 최신호에 실렸다.

왕 교수는 “특이 단백질이 목동맥 벽의 안쪽을 두껍게 하는 성장인자의 작용을 돕기 때문에 목동맥이 막힌다”며 “이 병의 원인을 몰라 지금까지는 새로 혈관을 이어주는 뇌수술을 주로 했지만 앞으로는 약물을 이용한 치료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야모야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담배연기’라는 뜻. 뇌에서 부족한 피를 보충하기 위해 가느다란 뇌혈관이 여기저기 만들어지는데 마치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심하게 울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며 주로 10세 이하의 아이들에게서 발견된다. 국내에서 매년 400∼5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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