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앞치마를 두른 신혼부부 김종운(33·LG전자 연구원) 이명신씨(29·여·조흥은행원)가 나란히 앉아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14일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신혼여행에 앞서 300만원을 이 단체에 기부하고 16일부터 닷새 동안 매일 650여명의 노숙자에게 밥을 퍼 주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부부가 이곳 무료급식센터에서 봉사하기로 결심한 까닭은 둘만의 결혼이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삶을 꿈꿨기 때문.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씨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이 우리 부부의 평생 바람”이라며 “동반자와 함께 뜻 깊은 일로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씨와 이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중구 남산동 ‘높은뜻 숭의교회’ 사회봉사팀에서 처음 만났다.
김씨는 “평소 생각했던 일을 했을 뿐인데 많은 분들의 축복까지 덤으로 얻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런 봉사활동이 주목받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28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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