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평준화교육 너무 경직됐다"

  • 입력 2004년 2월 23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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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평준화 교육 체제는 너무 경직적입니다. 지역 실정에 맞게 학생을 선발하는 교육자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으면 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힘들죠."

23일 한양대 경제학부 이영(李榮)교수 등과 함께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김태종(金太鍾) 교수는 "획일적 교육 체제로는 경쟁력 있는 교육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교육과정평가원이 만든 '국가수준 교육성취도 평가 연구 자료'로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들이 평준화지역보다 성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향상됐다"며 "이런 현상은 성적 수준에 관계없이 골고루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높게 나온 원인으로 △교사와 학생 간 원만한 상호 작용 △비평준화 지역 학교들의 교육 효율성 △비슷한 수준에 있는 학생들 사이에 생기는 경쟁심 등을 꼽았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을 한 교실에 있게 하는 평준화 정책이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기존 연구 결과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30여년 전부터 평준화 정책을 도입한 일본 도쿄(東京)와 비(非)평준화 정책을 고수한 오사카(大阪) 지역 고교생들의 성적을 비교한 결과 오사카 고교생들의 성적이 월등히 좋아 도쿄 지역에서 지난해부터 평준화를 포기했다는 것.

김 교수는 "과거처럼 소수 '명문고'를 중심으로 한 비평준화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은 입시 열풍을 조장하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진국처럼 비싼 학비를 받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사립학교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등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팀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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