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 결과는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인한 학력 저하 효과가 일부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육개혁연구소는 23일 내놓은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 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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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 따르면 평균 점수가 62.57점이었던 평준화 지역 고교 1년생이 1년 후에는 61.42점으로 떨어지는 반면 비평준화지역 학생은 53.15점에서 54.81점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국 석차가 상위 20%인 고1학생이 평준화고교를 다니면 2학년 때 성적 변화가 없지만 비평준화 고교를 다니면 2학년 때는 상위 10%수준으로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학생들의 성적 향상 효과를 성적 수준에 따라 나눠 조사한 결과 비평준화 지역의 성적효과는 상위권뿐 아니라 전체 학생에게 골고루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2001년 교육과정평가원이 72개 중소도시의 고1학생 1560명과 고2 1464명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5개 과목에 대한 시험을 실시해 얻은 '국가 수준 교육성취도 평가 연구'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태종(金太鍾)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존 연구는 서울 등 대도시 중심인 평준화 지역과 농어촌이 포함된 비평준화 지역간 격차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 비교한 반면 이번 연구는 교육여건이 비슷한 중소도시 고교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보다 객관적"이라고 주장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이영(李榮) 교수는 "평준화 학교가 학습능력 차이가 나는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몰아넣어 학습 효과에 문제가 있는 반면 비평준화 학교들은 우수 학생 유치 경쟁을 하면서 효율성을 높여 성적이 높아진 것 같다"며 획일적인 평준화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KDI가 고교 평준화 연구와 관계가 없는 학생들의 성취도 평가를 위한 자료를 이용한데다 서울과 광역시, 중소도시, 읍 면 지역구분을 무시하고 중소도시 학생만 대상으로 삼아 신뢰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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