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 前안기부차장 “安風자금 강삼재에 직접 줬다”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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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안풍(安風)사건’의 피고인인 김기섭(金己燮)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운영차장이 23일 “문제의 자금은 안기부 예산에서 나온 돈이며 강삼재(姜三載)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만나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최근 강 의원이 항소심 공판에서 “안풍 자금은 김영삼(金泳三) 당시 여당 총재이자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자 이같이 반박한 것.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사건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게 됐다.

김 전 차장은 23일 안풍사건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盧榮保 부장판사)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A4용지 7장짜리 자필진술서를 제출했다.

김 전 차장은 “이 같은 사실은 강 의원과 나 단둘만 알고 있는 내용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자금의 출처가 YS의 비자금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의 자금은 안기부 예산에서 나온 것이 맞으며 계좌추적만 해봐도 쉽게 드러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의 변호인인 정인봉(鄭寅鳳) 변호사는 “김 전 차장은 지난해 9월 안풍사건 1심 판결 후 구치소에서 접견했을 때도 ‘강 의원에게 직접 자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었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안풍사건이란 안기부 예산 940억원이 신한국당의 선거자금으로 유용된 사건으로 1심에서 강 의원은 징역 4년에 추징금 731억원, 김 전 차장은 징역 5년에 자격정지 2년, 추징금 125억원을 선고받았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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