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중고교 입학을 앞두고 알뜰 학부모들이 중고 교복을 구하기 위해 아우성이다. 교복을 제대로 갖추려면 수십만원이 드는 반면 중고 교복은 2만원이 채 안 돼 몇 푼이 아쉬운 학부모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도 마찬가지. 중고교생 대부분이 성장이 빨라 1년 단위로 새 교복을 사야 하는 학생이 적지 않기 때문.
중고 교복이 인기를 끌면서 각 학교나 구청 등이 마련한 알뜰장터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서울 모 중학교에 다니는 신모군(14)은 “부모님에게 알뜰장터에서 교복을 사겠다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셨다”며 “알뜰장터에서 3 대 1쯤 되는 ‘대단한’ 경쟁을 뚫고 겨우 교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새 교복을 파는 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교복판매업체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40%나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원인을 알아보니 학생들이 대부분 중고 교복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복은 의무적으로 입어야 하는 옷이어서 경기를 안 타는 줄 알았는데 중고 교복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당장 필요한 참고서 학습보조기구 등 학용품도 비슷한 실정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학부모들은 상태가 좋은 중고 학용품을 싼값에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터넷 벼룩시장에 초중고교 시절 쓰던 학용품 20여가지를 ‘재미삼아’ 내놨던 김모씨(25·여)는 쏟아지는 문의전화에 깜짝 놀랐다. 김씨는 “이렇게 전화가 빗발칠 줄 몰랐다”며 “물건을 내놓은 지 얼마 안 돼 다 팔렸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주부 정모씨(32)는 “요즘 생활정보지에서 학용품 매물을 찾는 게 일”이라며 “판매자에게 전화를 해보면 이미 팔리고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종로구 창신동, 강동구 천호동 등에 형성된 학용품 도매상가들은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호소했다.
20일 ‘교복 및 학용품 알뜰장터’를 연 양천구청 관계자는 “중고 교복 및 학용품을 구하려는 사람이 1000여명이나 몰려들었지만 나온 물건이 턱없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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