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지역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인식돼온 쓰레기종합처리시설 유치에 적극 나서 일부 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는 님비(NIMBY)현상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핌피(PIMFY)’현상은 자치단체들이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주민들의 선진의식이 맞물리면서 결실을 거둔 것으로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쓰레기처리장을 우리 마을에’=전남 순천시는 왕지동 쓰레기매립장의 사용 종료기간이 임박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환경센터(쓰레기종합처리장) 후보지를 공모한 결과 최근 주암면 비룡리 등 9개 마을이 유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는 2002년 6월 서면 건천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표류하자 지난해 12월29일 추가 후보지를 공모했었다.
시는 주민 여론수렴 절차가 미흡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시와 의회, 시민사회단체, 주민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된 ‘민원대책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10개월간 11차례 간담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시는 47차례에 걸쳐2400여명을 경기 구리, 파주의 환경센터를 견학시켰다.
또 입지로 결정된 마을에 발전기금 50억원과 개발사업비 40억원, 쓰레기반입 수수료 10억원 등 1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순천시 조천수 청소과장은 “시의 투명하고 공개적인 사업추진과 주민들의 의식변화로 님비의 벽을 넘었다”면서 “4월까지 입지를 선정해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2007년까지 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 익산에서도 수년째 난항을 겪던 쓰레기 처리시설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쓰레기 처리시설 유치에 나선 곳은 오산면, 동산, 삼성, 신동 등 4개 지역.
오산면 주민 100여명은 최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가장 적극적이다. 이들은 유치 대가로 시에서 지원하는 지역개발자금 100억원으로 미곡처리장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아직도 팽배한 님비현상=전국 첫 광역하수처리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광주전남 광역하수슬러지처리장은 지역민들의 반발로 무산돼 지자체별로 처리장 건설이 불가피해졌다.
총사업비 820억원이 투입될 이 시설은 광주시를 비롯해 전남 목포와 여수, 나주 등 22개 시 군에서 발생하는 하루 600t의 슬러지를 소각 및 재활용해 민원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환경기초시설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12월30일 공모결과 신청지역이 한 곳도 없어 건설계획이 백지화됐다.
여수시는 4년 전부터 추진해온 노인요양전문시설 후보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이달 말까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면 국비 10억원 등 24억원의 사업비를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무안군은 무안읍 성동리에 하루 30t처리 규모의 쓰레기 소각장과 전북 순창군 순창읍 사설 장례식장 건설 문제도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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