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영도씨(33)의 판타지소설 ‘드래곤 라자’ 종반부 여섯 쪽 분량이 실린 태성출판사 간 고교 문학교과서가 최근 한국 검정교과서협회의 심사를 통과했다고 이 출판사측이 24일 밝혔다. 이 교과서는 이번 3월 학기부터 쓰인다.
‘드래곤 라자’(전 12권)는 대표적 판타지소설인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유사한 구조로 인간과 드래곤(서양 용)을 등장시킨 뒤 두 세력 어느 쪽과도 소통할 수 있는 존재인 ‘드래곤 라자’를 찾아 떠나는 소년 ‘후치’의 여로를 다뤘다. 1998년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이후 70만부가 팔렸다.
태성출판사 문학교과서 편찬위원 중 한 사람인 송현호 아주대 교수(국문학)는 “고교생들이 흥미롭게 읽고 있는 작품을 교과서에 끌어들여 보자고 생각했다”고 채택배경을 밝혔다. 이 교과서에는 현대문학의 한 줄기로 나타난 판타지소설의 사례로 ‘드래곤 라자’를 소개한 뒤 관련 학습활동으로 ‘판타지소설과 순문학의 차이점에 대한 토의’, ‘사이버문학의 문제점과 지향성 성찰’ 등을 제시했다.
‘드래곤 라자’의 교과서 수록은 이 작품이 책보다 사이버 공간에 먼저 선보인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드래곤 라자’는 책으로 출간되기 전 PC통신 하이텔에 먼저 연재됐으며 많은 고정 팬들을 만들어냈다. 현재 인터넷에는 ‘드래곤 라자’와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들(dragonraja.net, raja.pe.kr)이 여럿 만들어져 있다. 또 ‘드래곤 라자’가 이미 온라인게임과 만화로도 만들어져 책 이외의 형태로 이 작품을 접했던 학생들도 교과서를 통해 다시 작품을 성찰적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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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작가 이영도씨는 ‘드래곤 라자’ 이후에도 ‘퓨처 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등 판타지소설을 줄곧 써왔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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