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최고령 졸업자로 학사모를 쓸 윤영주씨(42·여)는 1981년 이 대학 의예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의 대학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전두환(全斗煥) 정권 초기 대학가를 휩쓴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85년 제적을 당했다. 그 뒤 노동운동에 투신해 경기 성남지역에서 활동하다가 87년 9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형을 선고받고 6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윤씨는 88년 노태우(盧泰愚) 정권 출범과 함께 사면돼 복학했지만 결혼 등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후 92년 부산으로 거처를 옮긴 윤씨는 학업에 대한 뜻을 버릴 수 없어 부산 동의대 한의학과에 입학해 동양의학에 대한 향학열을 불태웠고 수석 졸업했다. 윤씨가 서울대 의대에 재입학한 것은 2001년 3월.
윤씨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조화를 시도하고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각종 질병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의사고시까지 합격하면서 윤씨는 명실상부한 동서양 의학 전문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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