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수달아 반갑다" 2급수 영산강서 잇따라 발견

  • 입력 2004년 2월 26일 01시 22분


수질이 깨끗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달이 2급수인 영산강 유역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이에 따라 영산강 일대에 수달이 일정지역에 군집해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본격적인 실태조사에 나섰다.

야생동물 지정치료소인 전남 목포시 한사랑 동물병원은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목포시지부 회원이 23일 밤 영암군 금호방조제 도로변에서 죽은 수달을 발견, 병원으로 가져왔다고 25일 밝혔다.

이 병원 고민수 원장은 “죽은 수달은 수컷 3년생으로 몸무게 7.3kg, 길이 126cm로 아래턱이 함몰돼 있는 점으로 미뤄 먹이를 찾다가 지나가는 차량에 치여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목포소방서도 22일 영산강변 갈대밭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수달을 발견, 한사랑 동물병원으로 옮겼으나 5시간 만에 숨졌다. 동물병원측은 수달이 장염을 앓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전남도 축산기술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수달은 그동안 섬진강 일대와 지리산, 영광, 보성, 화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영상강유역환경청과 무안군이 24일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안군 삼향면 영산강 하구언 나불도 보트장 부근에서 수달의 배설물과 먹이인 물닭(바닷새의 일종), 잉어 등의 흔적이 발견돼 이 일대에 최소 4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 최종인씨는 “금호호에 서식하던 수달이 담수호와 바닷물 합류지점인 영산호의 풍부한 먹이 때문에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생태조사와 모니터링을 통해 보호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2001년 도내 수달 서식실태 조사보고서를 통해 17개 시 군에서 65∼93마리의 수달이 살고 있으며, 곡성군 입면에서 광양시 진월면에 이르는 섬진강 수계에 모두 13∼15마리의 서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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