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발목에 쇠사슬…상습폭력 아버지 "가출 막으려"

  • 입력 2004년 2월 26일 02시 45분


보호관찰 대상자인 10대 소녀의 아버지가 딸의 가출을 막는다며 다리를 쇠사슬로 묶은 뒤 자물쇠로 채워 감금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법무부 진주보호관찰소는 경남 통영시에 살고 있는 보호관찰대상자 허모양(16·무직)이 지난 3년간 아버지(63)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허양을 진주가정폭력상담소 부설 쉼터에 보호조치하는 한편 아버지를 고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진주보호관찰소는 지난달 7일 특수절도 혐의로 창원지법에서 2년간(올 1월∼2006년 1월)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허양이 일주일 뒤 가출한 것을 확인했다.

허양의 소재를 파악하던 보호관찰관은 19일 오전 10시경 허양의 아버지에게서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허양이 발목에 쇠사슬로 묶이고 자물쇠가 채워진 채 울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허양은 전날인 18일 오후 11시경 통영시내에서 아버지에게 붙잡혀 왔다.

허양의 아버지는 “딸이 자꾸 도망가려고 해 쇠사슬로 묶어놓고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허양의 아버지는 2년 전 부인(37)을 폭행해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고, 지난 해 가을에도 가출했다 돌아온 허양의 발목에 쇠사슬을 하루 동안 채워 놓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호관찰관은 말했다.

진주=정재락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