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는 제85회 3·1절을 맞아 극일(克日) 사업의 일환으로 일제시대의 왜곡된 동명 되찾기를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구는 1단계로 창경궁(昌慶宮) 서쪽 원서동(苑西洞)과 남쪽 원남동(苑南洞) 2개동 개명을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가 지난해 2월 발간한 '서울 옛 지명 되찾기 사업 자료집'에 따르면 1904년 일제가 조선 궁궐인 창덕궁(昌德宮)과 창경궁을 비원(秘苑)과 창경원(昌慶苑)으로 각각 격하시키면서 동명도 바뀌었다는 것.
시사편찬위의 한 관계자는 "1751년 당시 원서동은 지명이 광화방계(廣化坊契) 양덕방계(陽德坊契)였고 원남동은 연지동계(蓮池洞契)였으나 일제 시대에 동명이 수차례 바뀌었다"고 밝혔다.
구는 2월18일 종로구 문화재위원회의 자문을 구해 원서동을 양덕동(陽德洞), 원남동은 순라동(巡邏洞)이나 연화동(蓮花洞)으로 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종로구 문화재위원회와 역사문화 전문가들이 동명 개정을 위한 고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3월부터 지역주민 설문조사와 공청회 등 여론을 수렴한 뒤 서울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자치부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동명 변경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 80%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호적 주민등록등본 등 58종의 공부와 관련 법령 65종을 바꿔야하는 문제도 있어 전국적인 동명을 고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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