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태화강 생태조사 "이미 했던것" 예산낭비 지적

  • 입력 2004년 3월 1일 23시 52분


울산시가 태화강 하천과 생태계 정비를 위한 용역을 잇달아 발주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태화강을 자연이 살아 숨쉬고 시민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태화강 살리기 마스트플랜 수립 용역계약’(사업비 1억7000만원)을 울산발전연구원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 12월 완료될 이번 용역은 태화강 주변의 인구와 도시 개황, 생활환경, 토지이용 현황, 산업 및 개발사업, 수질과 오염원 현황, 태화강 수계 현황 등을 분석한다.

또 기상과 지형 수리 등 태화강 유역의 특성과 식물 어류 곤충 조류 등 생태환경 조사를 실시하고, 하천 유지용수 확보를 위한 기본 방향, 태화강 수질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조사한다고 시는 밝혔다.

그러나 이는 현재 시행중인 태화강 하천정비와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대부분 용역조사가 이뤄졌던 것.

시와 환경부는 1998년 2월 태화강 철새 집단도래지 5곳 298ha를 ‘철새 집단도래보호구’로 지정하면서 태화강 전체에 걸친 생태환경 조사를 실시했으며, 환경단체도 매년 생태환경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시는 중구 다운동∼남구 신정동 태화교 태화강 둔치 25만여평에 대한 생태공원 조성사업(2005년 완공예정)을 하면서도 태화강 생태 현황과 오염원, 하천 유지용수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용역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자연보호협의회 부산 경남 울산지부 이수원(李樹元·전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지부장은 “최근 10년간 태화강을 살리기 위해 시와 대학교 시민단체 등에서 많은 계획과 용역 조사 심포지엄 토론회 등의 자료를 시가 갖고 있다”며 “이 자료만 잘 활용하면 될 것을 다시 용역을 발주하는 것은 명백한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10개월 만에 태화강 전체에 대한 용역 조사가 이뤄질 수 없으며, 이번 용역은 기존 자료를 취합하는 수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태화강과 관련한 연구 용역이 부분적으로 수행됐으나 종합적인 용역은 없었다”면서 “마스트 플랜 용역이 완료되면 태화강 생태환경 조성을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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