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생활 道보다 고달퍼…7대도시 고통지수 2.6

  • 입력 2004년 3월 2일 17시 59분


대도시의 생활이 중소도시나 농어촌 등 도(道)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달프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2일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의 지역별 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7개 대도시의 평균 경제고통지수는 2.6으로 경기 등 9개 광역 도지역 평균(―0.7)보다 훨씬 높았다.

경제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 실업률 어음부도율 산업생산증가율 등 4가지 지표를 토대로 산출된다. 고통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한 지역의 수치는 전국평균치인 0보다 크고, 고통이 덜한 지역은 0보다 작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큰 대도시의 경제고통지수는 1990년대 중반만 해도 0보다 작았으나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0.8을 기록한 뒤 생산위축과 높은 실업률, 어음부도율 등으로 계속 높아져 2001년 2.9에 이르는 등 대도시 생활이 한층 어려워졌다.

반면 농업부문에서 경기변동의 충격을 일정부분 흡수하는 도 지역의 경제고통지수는 95년 이후 계속 ―0.2∼―1.2의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각박한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대도시별 경제고통지수는 부산(4.1) 대구(3.7) 광주(3.2) 서울(3.0) 등으로 부산의 경제고통이 가장 컸다. 2000∼2002년 경제고통지수 4위였던 부산이 지난해 1위로 오른 데는 녹산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 저하, 태풍 ‘매미’ 피해, 화물연대 파업 여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은 96년만 해도 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낮았으나 97년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지난해 전국에서 네 번째로 살기 어려운 곳이 됐다. 아파트 가격상승뿐 아니라 정부의 수도권 집중 억제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탈(脫)서울’ 현상이 서울 도시민 얼굴의 주름살을 깊어지게 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지난해 도 지역의 경제고통지수는 경북(―5.3) 충남(―2.2) 제주(―2.2) 강원(―2.0) 전북(―1.3) 등으로 상대적으로 이들 지역의 생활이 덜 고달팠다.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경제고통지수가 낮은 이유는 물가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2.6%) 전자 영상 음향 통신 기계장비산업 등의 활황세로 생산이 11.1% 늘었으며 실업률도 2.1%로 안정됐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宋泰政) 부연구위원은 “산업 고용 물가 금융구조 등의 측면에서 지역간 경제적 고통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역별 경제고통지수를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에 나눠주는 지방교부금 분배의 참고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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