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비평준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평준화 정책보다 장점이 많다고 본다. 첫째, 학생의 학교선택권과 학교의 학생선택권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 학생은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해서 공부할 권리가 있으며 학교는 각기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해 교육할 권리가 있다. 둘째, 수준별 교육이 가능해진다. 지금과 같이 다양한 수준의 학습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한반에 모아놓고 가르친다면 학습의 수준을 누구에게 맞출 것인가. 평준화는 모든 학생들이 손해 보는 낭비적인 교육을 낳는다. 셋째, 엘리트 교육을 할 수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선 고도의 기술개발 능력을 가진 1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고 한다. 인재 육성은 ‘위화감 조성’ 문제를 떠나 한국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수적이다.
신철호 교사·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비평준화 지역 중학생 학습의욕 더 높아
고교 평준화정책은 고등학생뿐 아니라 중학생의 학습 의욕도 꺾는다. 필자는 현재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데 비평준화지역인 관계로 모든 친구들이 공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본다. 2학년 이후의 성적이 고등학교 진학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근 평준화지역의 친구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중학교 때는 놀고 고등학교 가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것이다. 학생으로서 무책임한 말이다. 평준화정책이 초등학교 때는 ‘중학교 가서 잘해야지’,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 가서 잘해야지’ 하는 태도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목표를 위해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달려온 친구와 평준화만 믿고 있다가 고등학교 3년 동안 부랴부랴 ‘벼락치기’ 공부를 한 친구의 10년 후 모습이 궁금하다.
김지은 경남 양산시 물금읍 범어리
▼선의의 경쟁 도입해야 교육의 질 향상될 것
평준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비평준화가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학생들을 수준별로 모아놓으면 위화감이 생기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그룹은 그들대로 선의의 내부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등 오히려 장점이 많다. 학생들의 수준이 비슷하면 끼리끼리 토론모임 등을 조직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 ‘비평준화는 학교간 서열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경쟁 체제가 될 경우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학교들은 이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정부도 일정 정도 이상 학업성취도가 높아진 학교를 적극 지원해 주는 등의 유인책을 쓰면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강명희 고등학생·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상하위 그룹 서로 장단점 배울 기회 줘야
필자가 고교에 입학할 때 내가 살던 지역에 평준화가 처음 시행됐다. 그래서 입학 전에는 ‘학습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면학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그러나 막상 입학해보니 동기들도 나름대로 장점을 갖고 있었으며 나도 그 장점을 배울 수 있었다. 또 학업 성적이 뛰어난 동기의 영향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다양한 면을 배울 기회가 줄어든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성적이 좋던 학생이 공부를 포기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사회에 나가면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여러 다른 특색과 능력을 가진 사람과 경쟁하게 된다. 평준화는 학생들의 다양성을 키워주는 장점이 있다.
김지훈 대학생·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다음주 ‘독자토론마당’의 주제는 ‘신용불량자 등록제도 조기 폐지 논란’입니다. 재정경제부는 30만원 이상의 대출금이나 카드대금 등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신용불량자’로 등록토록 돼 있는 현행 제도를 조속히 폐지하는 정책을 마련 중입니다. 연체자를 무조건 신용불량자로 등록해 정상적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그 대신 개인별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용정보를 금융회사들이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신용불량자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반론과 함께 내수 진작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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