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왕따 갈수록 지능화…폭력 갈수록 조직화

  • 입력 2004년 3월 3일 00시 29분


초중고교의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왕따 등 학교폭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폭력이 갈수록 교묘해지는데도 교육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각자 알아서’ 대처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2일 동급생을 집단폭행한 뒤 폭행 장면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위협한 혐의로 최모양(15) 등 대구의 A중학교 여학생 7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3명을 대구 남구 대명동 모 초등학교로 불러낸 뒤 “왜 우리 친구를 왕따시키느냐”며 3시간 동안 때리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 북부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중학생을 위협해 돈을 빼앗은 혐의로 대구지역 고교생 6명을 구속했으며, 경북 울진경찰서도 이날 후배들을 집단폭행하고 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중학생 15명을 붙잡았다.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에서는 조직을 이탈한다는 이유로 고교생 3명을 집단폭행한 조직폭력배 21명이 무더기로 구속되기도 했다.

일부 고교생이 폭력조직에 가입해 활동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 자치단체의 홈페이지 등에는 학교폭력을 호소하는 글이 종종 올라오지만 교육당국은 “생활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힐 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은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보고 학교 주변 300m를 ‘안전지대’로 정하고 상반기 중에 등하교 길에 폐쇄회로 TV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골목 등 외진 곳이나 야간에 행해지는 경우가 많고 휴대전화 동영상을 이용한 위협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편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안에서는 왕따를 걱정해야 하고 학교 바깥에서는 폭력을 걱정해야 한다”며 “아이들을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해결책이 없느냐”고 호소하고 있다

▼왕따 탈출 10계▼

①왕따는 초기에 잡아라.

당사자가 쉬쉬하면 왕따가 영따(영원한 따돌림)나 평따(평생 따돌림)가 된다

②진정한 친구를 만들어라.

노르웨이나 영국에서도 두 사람을 한 짝으로 만들어 서로 돕도록 하면서 왕따 해법을 찾고 있다.

③다양한 그룹활동에 참여하라.

왕따 당하는 학생들은 대개 인간관계가 미숙하다.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④나만의 장점을 개발하라.

공부 이외 자기 장점을 개발해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⑤왕따의 원인을 분석하라.

왕따는 보통 ‘3척’(아는 척, 이쁜 척, 가진 척)에서 비롯된다

⑥‘3척’을 제거하라

친구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3척을 없애는 노력을 한다

⑦지원을 요청하라

선생님 등에게 왕따 고통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 일본도

학교 상담제를 통해 왕따 피해 학생을 돕는다

⑧왕따의 백신을 맞으라

따돌림으로 괴로우면 선배 왕따를 찾아본다. 링컨 대통령과 아인슈타인도

왕따를 당했지만 적극적으로 이겨냈다

⑨차라리 왕따의 열매를 찾아보라

따돌림의 상처만 생각하지 말고 이 아픔을 통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⑩가해자를 진심으로 용서하라

친구를 왕따 시킨 학생들은 훗날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왕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미덕이어야 한다.

자료= 시민단체 사랑의 가정연구소 ‘하이패밀리’(hifamily.net)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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