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찬조금 없앤다…학교발전기금 개선-자발기탁 허용

반강제적인 모금으로 학부모의 원성을 사고 있는 학교발전기금 제도가 개선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일 “편법 모금으로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바꾸기로 하고 학부모 교사 교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아예 없애고 개인 차원의 순수한 기부금을 학교 회계를 통해 접수하거나 △제도는 유지하되 교육시설의 보수 확충 또는 교육용 도서 및 기자재 구입을 위한 금품을 모으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행법상 학교발전기금은 교육시설 보수 및 확충, 기자재 및 도서 구입, 체육 및 학예활동 지원, 학생복지와 자치활동 지원 등에 쓸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가 연간 약 1300억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해 64%가량을 교육시설 보수 확충과 교육기자재 구입 등에 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발전기금을 조성하는 학교는 전체 초중고교의 61.5%로 집계됐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영수증 처리가 가능한 자발적인 학교발전기금 외에 어떤 경우라도 학부모에게 금품을 걷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학년 초만 되면 학교발전기금을 빙자한 불법 찬조금 모금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14개 초중고교의 불법 찬조금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여 10개 학교가 6억9800만원을 거둔 사실을 확인하고 사용한 뒤 남은 5억3000만원을 찬조금 기부자에게 돌려주도록 했다.

부패방지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학교가 학부모에게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할 수 없도록 제한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