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충무공동상 어찌할꼬”…네티즌 이전 반대

  • 입력 2004년 3월 3일 19시 09분


“우리가 동상을 세운 게 아니라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만 되도록이면 서울의 상징물을 옮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덕수 이씨 충무공파 14대손 이덕열(李德烈·57)씨가 3일 서울시를 찾아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

이씨는 “광화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세종로에 동상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달 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네티즌의 반발에 부닥쳐 고심하던 서울시는 고민을 하나 더 안게 됐다.

현재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동상 이전에 반대하는 네티즌의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동상 이전 계획이 이처럼 문중과 네티즌의 반발에 부닥치자 서울시는 “만약 여론이 이전 반대로 모아진다면 동상을 현 위치에 둘 수도 있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문제는 동상 이전과 광화문 차로 축소 문제를 뗄 수 없다는 점. 동상을 현 위치에 유지하면서 시민광장을 조성할 경우 세종로는 왕복 16개 차로에서 최대 3개 차로가 줄어들게 된다.

시민광장 조성계획에 따라 광화문∼세종로 구간은 기본적으로 2개차로가 줄어드는데 동상을 이전하지 않으면 중앙분리대가 차지한 공간을 차로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1개 차로가 추가로 줄어든다는 것.

서울시 한선희 공원녹지계획팀장은 “청소년까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 놀랐다”며 “경찰과 협의해 교통량 조사를 다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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