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택수씨 2억 열린우리당서 사용”

  • 입력 2004년 3월 4일 19시 45분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徐廷友·구속) 변호사가 2002년 대선 직후 우리 돈을 미화 100만달러로 바꾸려고 시도했다는 관련자의 진술이 나와 검찰이 사실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부장)는 4일 “건설업체 A개발 장모 회장이 이같이 진술했다”며 “실제 환전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대우건설측의 부탁을 받고 15억원을 서 변호사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장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변호사가 ‘미화 100만달러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 ‘10만달러면 몰라도 100만달러는 어렵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환전 시도가 이 전 총재 또는 한나라당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와 자금의 출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대우건설 등에서 2억4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됐던 한나라당 박상규(朴尙奎) 의원에 대해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법(일명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이날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박 의원은 2002년 대선 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불법자금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검찰은 “대선 전 한나라당에 입당한 다른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여택수(呂澤壽)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에 대해 보강 조사를 거쳐 이번 주 안으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씨가 롯데그룹에서 받은 3억원 가운데 2억원이 열린우리당 여의도 당사 임대 보증금으로 사용됐다는 정치권의 증언이 나왔다.

열린우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이날 “창당 자금 내용을 발표할 때 밝혔던 차입금 4억원 가운데 2억원은 여씨가 건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씨는 검찰에서 3억원 가운데 일부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구속)씨에게 줬다고 진술했었다.

검찰은 이날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인 이학수(李鶴洙) 부회장을 세 번째로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이날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구속) 의원과 민주당 이훈평(李訓平·구속) 의원이 낸 보석신청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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