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10세 때 산골마을에서 전주로 유학 온 얘기, 시인이 되고 싶었던 고교 시절, 수학시험에서 0점을 받았던 일화 등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강의 끝 무렵에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총선에 출마하는 열린우리당 여성 후보들 얘기도 했다.
강연 후 질문을 받는 순서. 학생들이 망설이자 정 의장은 “질문한 학생에게는 내가 쓴 책을 선물하겠다”며 질문을 유도했다. 그때 교실 뒷자리에 앉은 한 학생이 수줍게 손을 들었다. “그런데 어떤 일 하세요.”
순간 동행한 당직자와 기자들 사이에 폭소가 터졌고 당황한 정 의장은 “아저씨는 MBC에서 17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8년째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고 뒤늦게 자신을 소개했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청년 실업률이 8%인데 대책이 무엇이냐” “나라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이냐” “기자를 하다가 왜 정치인이 됐느냐”는 등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정 의장은 강연이 끝난 뒤 “어디 가서 ‘무슨 일 하느냐’는 질문은 처음 받아봤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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