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학원가 'EBS 수능 강의 특수'

  • 입력 2004년 3월 9일 14시 33분


서울 강남 지역 학원가는 교육방송(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를 앞두고 EBS 요약 해설 강좌를 마련하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본보 특별취재팀이 6, 7일 이틀간 강남 지역의 대입학원 100개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4개 학원이 EBS 강의 관련 강좌를 이미 개설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EBS 강의 관련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46개 학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 "학생들이 원하면 만들 수도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학원가에 'EBS 수능 강의 특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남 지역 대입 종합학원 17곳 가운데 10곳이 EBS 강의 관련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거나 개설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4곳이 EBS 강의 내용을 수업에 포함시켜 가르치기로 하는 등 대형 학원일수록 EBS 강의 관련 강좌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S학원 관계자는 "기존 EBS 교재를 분석하면서 문제의 경향과 강의 내용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새 교재가 발간되면 이를 편집해 보다 밀도 있게 꾸며 강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Y학원 관계자는 "정부가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EBS 강의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EBS 강의를 듣는 것이 어려우니 학원에서 이 내용을 소화해 달라'고 요구해 EBS 강의 관련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교 2학년생 학부모 김모씨(43·여·서초구 반포동)는 "EBS 일주일 방송 분량을 요약 정리해 학생들이 매일 방송을 듣지 않아도 되도록 해준다고 광고하는 학원이 벌써 생겼다"며 "비용이 좀 들더라도 시간 절약을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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