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30% ‘왕따’ 가해-피해 경험

  • 입력 2004년 3월 9일 15시 39분


초등학생 10명중 3명 가량이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왕따를 경험한 학생들 10명 중 3.5명은 학교나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는 지난달 28일부터 8일까지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투니버스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2235명 가운데 28.8%(643명)가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왕따를 경험한 643명에게 '왕따 당했을 때 의논하는 사람'을 질문한 결과 '의논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학생이 34.5%(222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모 26%(167명) △친구 15.7%(101명) △선생님 12.1%(7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어떤 친구가 왕따를 많이 당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잘난 척 하는 아이'라고 답한 어린이가 26.1%(583명)로 가장 많았고 △옷차림이 지저분해 보이는 아이 18.3%(409명) △말 없고 내성적인 아이 15.2%(340명)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고자질을 잘하는 아이 8.9%(200명) △어리숙해 보이는 아이 6.7%(150명) 등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친구를 왕따 시킨 경험이 있는 어린이도 전체 응답자의 30.7%인 687명이었다. 그 이유로는 응답자 중 35.5%(244명)가 '왕따 당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해 가해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나도 모르게 전체적인 분위기에 휩쓸려서'라고 답한 어린이가 36.1%(248명), '동참하지 않으면 내가 왕따당할까봐'라고 한 어린이가 18.2%(125명)로 나왔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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