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용량 착오=교육인적자원부는 당초 위성방송과 별도로 진행되는 인터넷 강의를 EBS 홈페이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에듀넷,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EBS 홈페이지에 5만명, 에듀넷과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10만명 등 15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 같은 발표는 에듀넷과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의 경우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전용 서버를 갖추지 못해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이 수천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나온 착오였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EBS와 에듀넷의 서버를 확충해 EBS 10만명, 에듀넷 1만8000명 등 11만8000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로는 강의를 전송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6일 서버 확충을 위한 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내는 등 서두르고 있으나 4월 1일까지 시간이 촉박해 EBS와 에듀넷이 하향 조정된 용량마저 갖출 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
▽수정된 강의 제공 방식=교육부와 EBS는 저작권 문제 등을 고려해 다운로드를 금지하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인터넷 강의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교육부는 뒤늦게 일선 학교가 현재의 인터넷 시설로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EBS 강의를 담은 하드디스크를 당분간 학교에 보급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최소한 학교에서는 EBS 강의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에서다.
▽강의 준비=강사 선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EBS는 12일까지 학원 강사, 16일까지 현직 교사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이 강의를 녹화할 때까지 교재를 개발하고 강의를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선발됐거나 앞으로 선발될 강사 가운데 EBS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EBS가 자체적으로 만든 교재로 강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유명 학원 강사는 “강사가 직접 만든 교재로 강의해야 강의의 내용이 수강생에게 잘 전달되고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원가 EBS해설강좌 개설 잇따라▼
서울 강남 지역 학원가에 교육방송(EBS) 수능 강의 요약강좌 특수 조짐이 일고 있다.
본보 특별취재팀이 6, 7일 이틀간 강남 지역의 대입학원 100개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4개 학원이 EBS 강의 관련 강좌를 이미 개설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EBS 강의 관련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46개 학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 “학생들이 원하면 만들 수도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학원가에 ‘EBS 수능 강의 특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남 지역 대입 종합학원 17곳 가운데 10곳이 EBS 강의 관련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거나 개설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4곳이 EBS 강의 내용을 수업에 포함시켜 가르치기로 하는 등 대형 학원일수록 EBS 강의 관련 강좌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S학원 관계자는 “기존 EBS 교재를 분석하면서 문제의 경향과 강의 내용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새 교재가 발간되면 이를 편집해 보다 밀도 있게 꾸며 강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Y학원 관계자는 “정부가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EBS 강의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EBS 강의를 듣는 것이 어려우니 학원에서 이 내용을 소화해 달라’고 요구해 EBS 강의 관련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교 2학년생 학부모 김모씨(43·여·서초구 반포동)는 “EBS 일주일 방송 분량을 요약 정리해 학생들이 매일 방송을 듣지 않아도 되도록 해준다고 광고하는 학원이 벌써 생겼다”며 “비용이 좀 들더라도 시간 절약을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