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風당당…이종교배…대학강단 신학기 교수 대이동

  • 입력 2004년 3월 9일 19시 18분


올해 새 학기 각 대학 교수 신규임용에선 여성교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타 대학의 중진교수를 영입하거나 암묵적 기피대상이던 타 대학 학부출신을 교수로 임용하는 ‘이종 교배’의 경향도 뚜렷하다.

우선 남성교수 일색이던 법대가 여성교수에게 문호를 대폭 열었다. 연세대는 개교 이후 처음으로 법대에 김영희, 이화숙 두 명의 여성을 신규 임용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에서 재산법으로, 이 교수는 연세대에서 가족법으로 각각 석·박사학위를 받은 신진학자들이다.

지난해 가을 학기 양현아 교수를 임용해 금녀의 벽을 깼던 서울대 법대는 신학기 두 명의 여성교수를 새로 임용했다. 법철학과 생명윤리 분야의 대표적 학자로 꼽히는 이화여대 박은정 교수와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약하던 이우영 변호사다. 특히 한국법철학회 회장,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박 교수는 이화여대 출신으로 총장 후보로까지 거명되던 중진이라 자리를 옮긴 것이 화제를 모았다.

성균관대로 옮긴 박준용 교수(경제학부)와 채동호 교수(수리과학부)는 서울대에서 사립대로 자리를 옮긴 이례적인 경우. 두 교수는 학교의 명성보다는 보다 좋은 강의와 연구여건을 찾아 옮겼다는 점에서 교수들의 사고방식이 ‘이름’보다 ‘업적’ 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희대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다 일본 국립정책대학원으로 옮겨갔던 김정유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문사회과학부 최혜실 교수를 각각 경제학부와 국문학과 교수로 임용했다.

고려대도 연세대 출신인 장용석 미국 유타 주립대 교수를 9월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할 예정이다. 고려대 사회학과에 연세대 학부 출신의 교수가 임용된 것은 처음이다.

현장지식을 학계에 수혈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노성태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은 평교수를 거치지 않고 명지대 경영대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 소장은 올해 경상대에서 별도의 단과대로 독립하는 경영대학장 모집공모에 뽑혔다.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장관과 이인호 전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명지대 석좌교수에 임용됐다. 또 단백질구조에 대한 독보적 연구로 노벨상 후보로 거명되는 미국 버클리대 김성호 교수(화학과)가 ‘총장 자문교수’라는 신설 교수직을 맡아 이번 학기부터 3년간 매년 8주씩 연세대에서 강의하게 된다.

이밖에 문학평론가로 활약해온 방민호 교수(국민대)와 김명환 교수(성공회대)가 각각 서울대 국문학과와 영문학과 교수로 이동했고 동시통역사이자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배유정씨가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전임강사에 임용됐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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