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대 2004학년도 1학기 교양교과목 폐강대상 강좌 현황’에 따르면 기초학문 분야에서 ‘동양철학의 고전’ 등 58개 강좌가 수강 인원 미달로 폐강 대상에 올랐다.
이번 학기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 ‘대학국어’ 16개 강좌를 제외하고도 42개 강좌가 추가된 것. 지난해 최종 폐강된 강좌수가 1학기 25개, 2학기 16개였던 것에 비하면 최종 폐강 강좌 수 역시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연대 개설 강좌 6개와 사범대 1개 강좌를 제외하면 51개 강좌가 모두 인문대에 집중돼 있어 학생들의 교양과목 편식 현상이 점차 특정 분야로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높이고 3, 4학년 전공 공부를 돕기 위해 새로 개설된 핵심 교양과목 ‘서양 서사시의 전통’과 ‘미학의 역사와 전망’ 역시 60명 정원에 각각 7, 6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폐강 위기에 처했다.
서울대는 이에 따라 학생들이 특정 과목에 몰리는 것을 막고 기초 교양 과목을 골고루 수강할 수 있도록 영상 관련 교양 등 일부 인기 강좌의 수와 수강생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문과 교수들의 경우 대학 본부에 “전공에 진입하기 전 필수적으로 대학국어를 수강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대 변창구(邊昌九) 기초교육원장은 “교양은 세상을 보는 눈과 학문하는 기본자세를 갖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학생들이 현실이 각박해서인지 학점 따기 쉽거나 당장 취업을 위한 과목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지만 제도적 장치를 통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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