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피해지역 ‘報恩 봉사’ 물결

  • 입력 2004년 3월 9일 19시 42분


9일 오후 3시 충남 논산시 광석면 왕전리에 있는 남상훈씨(52)의 축사. 눈을 치우고 무너진 축사를 일으키는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유난히 사투리가 요란해 눈길을 끌었다.

경남 마산의 남마산청년회의소(JC) 소속 회원들. 이들은 지난해 9월 태풍 ‘매미’ 때 자신의 지역을 도왔던 논산시가 이번 폭설로 큰 피해를 보았다는 소식에 이날 새벽 부랴부랴 차를 몰았다.

황교재 남마산청년회의소 회장(37)은 “태풍 매미 때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축사가 무너져 많은 소가 죽고 재산피해가 적지 않아 망연자실했는데 이렇게 천리 길을 달려와 도와주니 힘이 절로 솟는다”며 기뻐했다.

마산시도 이에 앞서 8일 그레이더 굴삭기 등 8대의 중장비를 보내 제설작업을 돕고 있다.

황철곤 마산시장과 공무원, 주민 600여명은 8일 충북 청원군도 찾았다. 모래살포기와 제설기, 염화칼슘 등을 싣고 온 이들은 11일까지 청원군 부용면 등곡리 충광농원 등지에서 제설 및 시설복구 작업을 도울 예정이다. 오효진 청원군수는 “보답을 받기 위해 도움을 준 것도 아닌데 눈길을 헤치고 찾아와 고맙다”며 “앞으로 마산시와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강원 강릉시 홈페이지에는 대전시민들이 보낸 감사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4월 말 대전 서구청과 재매결연을 하기로 한 강릉시가 ‘대전시민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플래카드를 부착한 제설차량 2대와 염화칼슘 4t, 직원 3명을 보내 대전 도심의 눈을 치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논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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