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논산 딸기농가 폭설 피해로 빚더미 올라앉을판

전국 최대의 딸기 주산지인 충남 논산의 딸기 농가가 겹시름에 잠겼다. 올해 폭설 피해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판에 당장 내년부터 로열티까지 지급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논산시와 충남도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논산 딸기 재배지역(1000여ha) 가운데 602ha(재배농가로는 2500 농가 가운데 2138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현재도 생산량(연간 3만t)의 50%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논산시는 ‘논산딸기축제’가 예정된 내달 9일까지는 피해 복구조차 어렵고 물량도 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축제를 취소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논산딸기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져 왔다.

이런 가운데 딸기 농가는 정부가 7월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에 따라 딸기를 품종보호대상 작물로 지정할 계획이기 때문에 전에 없던 로열티 부담도 져야 한다.

권경학 논산딸기시험장장은 “품종보호대상으로 작물 지정한 이후 곧바로 일본이 품종보호원을 출원할 경우 빠르면 내년 3월부터는 로열티를 지급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딸기농가들은 현재 딸기 종자의 95% 가량을 일본 품종인 ‘장희’나 ‘육보’ 등을 쓰고 있으며 나머지만 국내 품종인 ‘매향’을 쓴다. 논산지역의 경우 매향 보급률이 3%로 낮다.

현재 로열티 부담액은 농림부나 농협 등 관계기관들에 따라 300평당 10만원 또는 포기당 100원 등으로 전망치가 크게 엇갈린다. 수출할 경우 kg당 300원 가량 내야할 것으로 관계기관들은 예측했다.

농민들은 “폭설 피해에 이어 로열티까지 지급할 경우 빚더미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54개 회원국)이 1961년 체결한 식물 신품종의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 회원국이 개발한 신품종에 대한 권익을 보호하고 우수한 품종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논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