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는 영어와 수학에 대해 상 중 하 3단계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과 능력을 판단해 수준별 수업을 선택한다. ‘상’ 단계 수업에 들어갔다가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면 ‘중’이나 ‘하’ 단계로 옮기면 된다.
이 학교는 또 과목별로 학생들의 수요 조사를 해 수업을 개설한다. 영상미술, 스포츠댄스 등이 학생의 수요에 따라 최근 새롭게 열린 강좌다. 학생들이 국사 가운데 근대사를 듣고 싶다고 하면 근대사를 개설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선택하려는 과목에 맞춰 집중적으로 시간표를 짤 수도 있다. 3학년 나미선양(18)은 “부족한 분야에 대한 여러 강좌를 들을 수 있고 나름대로 학습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역시 처음부터 모든 게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듣는 강좌는 20명 미만으로 편성해 가장 실력 있는 교사들을 배치했지만 학부모의 거부감이 컸다. 각각 다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가도 난관이었다.
평균 연령 32.5세인 교사들은 열의를 갖고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해 갔다. 학교측도 교육행정 업무를 교사업무에서 분리해 교사들의 짐을 덜어줬다.
학생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는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졸업생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이 74%나 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이 학교 이옥식(李玉植)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한 과목을 듣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가 높아 학습 효과도 저절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성철 기자(팀장)
이헌진 이완배 손효림 길진균 조이영 정양환 유재동 전지원 기자(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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