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복지시설의 노인들이 용돈을 아껴 벽지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꿈나무 통장’을 전달했다.
경남 의령군 궁류면 평촌리 노인복지시설인 일붕복지관(관장 정선남)에서 생활하고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130여명은 최근 궁류초등학교 성휘민군(7) 등 남녀 입학생 7명에게 10만원씩이 입금된 농협통장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노인들의 이 같은 선물은 지난해 입학생 2명에게 20만원씩이 예금된 통장을 전달한데 이어 두 번째다.
학부모들은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씀만으로도 고마울 텐데 격려금까지 함께 주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 관장은 “노후를 보내고 있는 지역의 주민과 어린이들에게 뭔가 보답하고 벽지 학교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자는 취지에서 격려 통장을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은 용돈을 아껴 한 사람당 1000원에서 몇 만원까지를 내놨다. 노인들은 복지관이 없어지거나, 궁류초등학교가 폐교되지 않는 해마다 통장 전달하기로 했다.
통장은 학생 명의로 개설했으며 졸업 때까지 학부모들의 임의로 인출하지 못하도록 학교 직인을 찍어 두었다.
이 학교 이봉우 교장은 “어버이날 복지관을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장기 자랑 등을 통해 ‘보은의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70여년의 전통을 가진 궁류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0명에 불과하며 다른 농촌지역 학교와 마찬가지로 취학아동이 계속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령=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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