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남항 배후도로 없는 ‘반쪽부두’

  • 입력 2004년 3월 11일 22시 36분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근 남항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4월부터 잇따라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부두 배후지와의 연결도로가 개설되지 않아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인천시와 인천해양수산청이 배후도로 개설에 따른 사업비 부담을 놓고 ‘핑퐁게임’을 벌이면서 도로 설계조차 못하고 있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4월15일 영진공사는 남항에 1만t급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1개 선석을 준공한다.

7월1일 삼성물산은 싱가포르 업체와 함께 4만t급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1개 선석(船席)의 ‘삼성PSA 컨테이너 부두’를 개설한다. 삼성물산은 남항에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선석 2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10월에는 선광공사, 대한통운 등 하역업체들도 각각 선석 1개씩을 가동에 들어간다.

LG칼텍스도 3만t급 선석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인천해양수산청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남항에서는 연간 5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천항의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77만TEU. 지금의 물동량만으로도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어 남항 선석이 잇따라 개설될 경우 물류대란이 예상된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인천 남항과 제2경인고속도로, 인천 시내를 연결하는 도로는 왕복 10차로의 축항로 가 유일하다.

인천해양수산청은 컨테이너 차량의 분산을 위해 400억원을 들여 남항 인근 라이프비치아파트∼남항 모래부두 교량 구간(500m)에 왕복 4차로의 도로를 만들기 위해 정부에 예산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자 1월 14일 인천시에 50%의 사업비 부담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남항 교량 사업비 절반을 부담하는 대신 모래부두∼용현갯골(교량)∼아암도 인근 번개휴양소를 잇는 길이 1.7km의 연계도로 사업비 50%를 정부가 부담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해양수산청은 인천시가 교량 구간에 대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는 사업 주체가 되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사업비 부담 떠넘기기로 인해 현재 교량구간은 설계조차 마치지 못했으며 도로개설은 당초 2007년보다 1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한국선주협회 남흥우 인천지구회 위원장(53)은 “배후도로 개설이 늦어져 물류난이 빚어지면 인천항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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