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스크린 경마장 순천개장 반발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인 화상경마장이 연내 전남 순천시에 개장할 것으로 알려지자 순천, 광양, 여수 등 동부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화상 경마장이 ‘교육 문화 환경도시’를 지향하는 주민 정서와 맞지 않는데도 순천시가 시의회나 시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허가를 내줬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순천시는 12일 건물임대업체 ㈜청과가 여수∼순천 국도변인 순천시 덕암동에 건축 중인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연면적 7900m²)의 건물을 한국마사회에 임대해 화상경마장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오피스텔 용도로 건축허가가 난 이 건물은 2월25일 순천시로부터 문화 및 관광집회시설로 용도변경 허가를 받아 다음달 말 완공될 예정이다.

마사회측은 이 건물 2∼4층을 임대해 발매 및 화상경마 서비스 시설 등 농림부 승인내부공사를 마친 뒤 이르면 10월에 개장할 방침이다. 이 발매소가 개장되면 전남에서는 처음, 전국에서는 28번째가 된다.

이와 관련, 순천 경실련, 여수YMCA, 전교조 광양지회 등 11개 시민 사회단체는 성명을 내고 “화상 경마장이 설치되면 도박중독자 양산은 물론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의 역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2002년 한국마사회가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병적도박 실태조사 및 치료 프로그램’ 보고서를 인용해 인구 300만명당 9.28%가 도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130만명 당 3.8%가 병적 도박자로 보고 됐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순천 경실련 김준영 사무국장은 “순천시가 화상 경마장 설치 과정에서 건축물을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 변경해준 것은 시민을 위한 행정을 포기한 것”이라며 “시는 도박으로 인한 폐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박장 유치 및 건립 계획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