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훈고 일단 등록후 전학 허용…道교육청-학부모대책위 합의

무더기 미등록 및 법정 소송까지 불러왔던 경기 안양시 석수동 충훈고 사태가 경기도교육청이 미등록 및 미등교 학생의 ‘등록 후 전학’을 전격 허용키로 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도교육청은 충훈고 학부모 대책위원회와 협상을 벌여 △15일까지 모든 소송과 각 기관에 제기한 민원의 취하 및 취소 △등록 후 일정기간 수업참여 및 학교장 면담 통해 전학여부 결정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는 고교 평준화의 핵심인 학교배정 원칙의 근간을 흔들어 놓아 앞으로 유사 사례의 재발 가능성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합의에 따라 배정행위 취소 소송과 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259명은 15일부터 학교에 등록해 일정기간 등교한 뒤 전학을 희망하면 다른 학교로 전학 조치된다.

안양지역 학생은 충훈고를 제외한 관내 11개 고교, 군포지역 학생은 관내 5개 고교, 의왕지역 학생은 관내 2개 고교 중 1곳으로 전학하게 된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등록 후 전학까지 1주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충회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배정취소 소송의 법원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이 기간 학생들이 보는 피해가 커 학습권 보호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며 “앞으로는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설립 및 시설 공사가 적기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충훈고 학부모들은 학교 공사도 끝나지 않은 먼 거리의 학교에 학생들을 배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달 20일 수원지법에 가처분신청과 함께 배정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며 수원지법은 지난달 26일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미등록 및 미등교 학생 200여명은 4일부터 안양시청과 안양 호계도서관 등에서 학원 강사로부터 수업을 받아왔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