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울주군 언양읍 대곡리)는 하류인 범서읍 사연리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사연댐을 건설하면서 1년에 8개월 이상 물에 잠겨 완전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반구대 암각화 관리인인 김태관(金泰官·57)씨는 “반구대 암각화가 요즘처럼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기는 겨울가뭄이 심했던 2000년 2월 이후 처음”이라며 “요즘은 암각화에서 4m 앞까지 접근해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휴일에는 관광객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8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10여m의 높이의 바위 면에 사람과 고래 사슴 등 300여개의 그림이 음각돼 있는 청동기시대 유적. 이 암각화는 1971년 동국대 문명대(文明大) 교수에 의해 발견되기 7년 전인 1965년 사연댐이 건설되면서 대부분의 기간동안 물속에 잠겼다.
이와관련해 서울대 석조문화재 보존과학연구회 김수진(金洙鎭) 회장은 지난해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에 대한 용역결과 발표에서 “암각화가 물에 잠겼다가 빠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하류의 사연댐 수위를 낮춰 암각화가 침수되는 것을 막거나 △암각화 앞으로 흐르는 대곡천의 물길을 변경하는 방안 △암각화 앞에 물막이 벽을 설치하는 방안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연말까지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암각화 보존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울산시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국도 35호선에서 반구대 암각화까지의 진입도로 2.33km를 현재 폭 3m에서 8m로 확장하는 공사를 9월 완공예정으로 시행중이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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