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시와 충남북도에 따르면 이달 초 폭설기간 동안 도로에 뿌려진 제설용 염화칼슘의 양은 25kg 포대 기준으로 대전 1만1000, 충남 2만5000, 충북 2만포대 등 총 5만6000포대나 된다. 이는 예년과 비교할 때 1년 치 사용분의 3분의 1 수준이다.
문제는 이 제설용 염화칼슘이 가로수에 직접 닿으면 잎의 탈수현상이 나타나고 광합성 기능이 떨어져 가로수 수세(樹勢)가 약화돼 말라죽게 된다는 것. 또 토양을 통해 침투하면 뿌리의 손상, 발육부진, 양분과 수분 부족에 의한 황화(잎이 누렇게 마르는 것)현상도 발생한다.
실제로 2001년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에서는 과다한 제설용 염화칼슘 살포로 인해 신도시가 건설될 때 낙생로 중앙분리대 화단 741m²에 심어졌던 철쭉과 회양목 1000여 그루가 말라죽었으며 분당∼송파 성남대로 화단에 심어진 철쭉 5000여 그루도 고사했다.
같은 해 1월 영동고속도로 제설작업 때 뿌려진 염화칼슘의 영향으로 3개월 뒤 고속도로변 잣나무 잎이 말라죽는 일도 발생했다.
이는 강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는 염화칼슘이 평균 산성도(pH) 8∼10의 알칼리성인 도로변 토양의 알칼리화를 촉진시켜 가로수의 성장을 막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산림청은 △강산성인 질산칼슘이나 황산마그네슘을 물에 희석해 도로변 나뭇잎에 직접 뿌려 주고 △도로주변 표토(表土)를 30∼50cm 깊이까지 제거한 뒤 산성흙으로 교체하고 △황 성분이 함유된 유안비료와 유기물질인 목탄을 부엽토와 섞어 흙을 개량해 줄 것 등을 권유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 토양환경정화연구실 이충화(李忠和)박사는 “또한 가로수를 새로 심을 때는 흙을 두툼하게 덮어주고, 내염성이 강한 작은 나무를 함께 심어 수벽(樹壁)효과를 유도하는 것이 염화칼슘으로부터 피해를 막을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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