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해양과학연구센터에서 일하는 김미경(金美京·44) 박사는 16일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자서전센터(IBC)의 세계인명사전에 ‘올해의 국제 과학인’으로 이름이 올랐다.
지난해에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인명사전인 미국 마르퀴스 후즈후에 이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과학자로 등재됐다. 여성과학자가 국제적 인명사전에 연이어 이름이 오르기는 드문 일.
그는 “그냥 열심히 재미있게 연구했을 뿐인데 국제인명사전에 올랐다”며 겸손해했다.
대구 경명여고와 영남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생명의 신비로움’에 눈을 떴다. 1978년 대학에 입학했지만 관절염으로 몇 년 고생하다가 ‘살아있음’의 의미에 호기심이 솟았다고 한다.
프랑스로 간 그는 파리6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국립고등사범대학원에서 해조류에 관한 연구에 몰두했다.
“현미경으로 플랑크톤을 관찰해보세요.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몰라요.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됩니다. 생명의 신비 앞에서는 인간도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도 배우고요.”
그는 1998년 영남대 해양연구센터의 전임연구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권위 있는 국내외 학술지에 5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플랑크톤 같은 미세한 조류(藻類)를 이용해 사료를 개발하는 특허도 4건을 출원했다.
지난해는 독도에서 담수(민물)가 나오는 곳(물골)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가 주로 ‘물’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것도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믿기 때문. 바닷물과 담수가 생명의 신비를 밝히고 생명을 지키는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낙동강 유역에서 많이 이뤄지는 골재 채취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 연구할 예정이다. 그는 생명의 신비로움에 매달리다보니 결혼하는 것을 잊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과학 분야에 여성과 남성의 구별이 있을 수 없지만 국내에는 아직 여성과학자가 부족한 것 같다”며 “후배들이 과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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