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시달린 이혼-독신녀 中유부남과 위장결혼 ‘출장 매춘’ 행각

빚에 시달리는 한국여성들이 돈을 받고 중국의 부유층과 위장결혼을 해 중국을 오가며 사실상의 매춘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이혼녀와 독신녀들을 모집해 중국 부유층 남자들과 위장결혼을 시키고 사례금을 챙긴 혐의로 19일 장모씨(64) 등 14명을 구속하고 위장결혼을 한 이모씨(45)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2002년 8월부터 부산 중구 남포동 H결혼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중국 지린성 옌지시의 위장결혼 알선 조직과 짜고 이씨 등 생활고에 시달려 온 이혼녀와 독신녀 6명에게 위장결혼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는 중국 남성들로부터 각각 1500만원씩을 받아 이 중 400만원을 한국여성에게 주고 결혼을 시켰으며 나머지는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경우 1억여원의 도박 빚 때문에 지난해 1월 이혼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다 같은 해 3월 400만원을 받고 지린성에서 중국 모 통신회사 고급 간부인 진모씨(49)와 위장결혼을 해 10여일간 함께 관광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후에도 수차례 중국으로 들어가 한 번에 4, 5일 정도 진씨와 함께 지냈으며 매번 100만∼200만원씩을 받았다.

이혼녀 박모씨(38)도 7000여만원의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지난해 9월 초 지린성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리모씨(42)와 위장결혼을 하고 그에게서 1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국인은 호적을 위조해 유부남인 사실을 조작한 뒤 한국 등 외국여성과 위장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