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전총경, 최규선 진술 조작”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채동욱·蔡東旭)는 21일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이 자신에게 뇌물을 준 최규선씨의 진술을 조작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총경의 변호인이 최규선씨로부터 뇌물공여 사실을 번복하는 취지의 진술서를 받아 미국 재판부에 제출한 일이 있어 최규선씨를 상대로 이 부분을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녹내장으로 실명 위기에 있던 최규선씨는 최 전 총경의 변호인이 구치소로 찾아와 "당신은 이미 형도 다 받았고, 미국에 있는 최 전 총경이 돌아오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미리 작성해 준 진술서에 서명해 줄 것을 부탁해 내용을 읽어보지 못한 채 서명했다.

최 전 총경의 변호인이 뇌물공여자인 최규선씨의 변호를 담당하면서 형집행정지 신청까지 대리한 사실도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최 전 총경을 구속했다.

최 전 총경은 2001년 3월 제약사와 강남 C병원 의사들간의 리베이트 수수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중단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최규선씨를 통해 이 병원 부설 벤처회사 주식 4만주(2000만원 상당)와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